미끄러운 땅 - 공중 - 에서의 회전 운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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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연서는 아버지의 유품인 닥종이를 활용한 콜라주 연작 <축제>, 김언희 시인의 시를 읽고 필사하며 육체화하는 태도, 적재적소의 출현들을 캐스팅해 만든 강렬한 퍼포먼스 등으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. 그의 작업에서 죽음은 그림자처럼 늘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(혹은 그 역으로) 작업의 분위기를 형성해왔죠. 초창기의 그가 다루었던 죽음의 성격은 다분히 개체적이었습니다. 그러던 중 2024년의 개인전 《살도 뼈도 없는 나에게》서 그 죽음의 양상은 변화를 보입니다. 그는 남양주 작업실에 딸린 정원을 작업의 내용이자 배경으로 끌고 들어오며 더 거대한 층위의 죽음들과 대면하고자 시도하는데요.
그 후인 작년 한 해, 차연서가 선보인 세 종류의 작업은 희한히도 (혹은 필연적으로) 모두 남양주의 장소성을 옮겨와 다룹니다. 더 커지고 많아지고 연속적인 죽음. 그 첫번째 버전이 바로 N/A에서 열린 전시 《거상거상 거상거》였습니다. 본 전시를 관람한 최시원은 평론 ‘미끄러운 땅 - 공중 - 에서의 회전 운동’을 통해 전시 공간에 놓인 사물들을 호명하며, 차연서가 일구어낸 남양주의 정원이 아버지의 유령과 재훈의 변신 사이에서 어떻게 경련하고 있는지, 그 파동의 소리들을 예리하게 검파합니다.
미끄러운 땅 - 공중 - 에서의 회전 운동
최시원
2026.01.19